
유방암 치료, 항암요법은 어디까지 중요할까?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암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질환이 바로 유방암입니다. 다행히 조기 검진을 통해 비교적 이른 시점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법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예후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유방암 치료는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진행되는 치료 단계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겪게 되는 항암요법은 단순한 보조 치료를 넘어, 재발을 막고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적인 치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항암치료가 어떤 경우에 필요한지, 치료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치료 중 관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수술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 항암치료가 필요한 이유
수술은 유방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지만, 암세포는 생각보다 더 넓게 퍼져 있을 수 있습니다. 수술로 제거한 조직의 경계를 넘어서 이미 미세한 암세포가 혈액이나 림프를 타고 퍼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수술만으로 치료를 마무리하기에는 불안정한 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잔존 세포를 제거하고, 추후 재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항암제를 투여하게 됩니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림프절 전이가 확인된 경우, 또는 조직검사 결과에서 고위험 인자가 발견될 경우 항암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항암치료 시기: 수술 전과 수술 후
항암제를 언제 시작하는지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우에 따라 수술 전 먼저 항암제를 투여해 종양을 줄이고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신보조항암요법’이라 하며, 특히 초기 유방암 중에서도 크기가 크거나 보존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 많이 사용됩니다.
반면, 수술 후에 재발을 막기 위해 진행되는 항암치료는 ‘보조항암요법’이라고 합니다. 수술 이후 조직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암의 진행 정도나 세포 특성을 평가한 뒤 항암제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항암제는 어떻게 선택될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방암은 하나의 병명이지만, 세부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유형과 유전자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병기, 조직형, 림프절 상태, 호르몬 수용체 여부, HER2 단백 발현 유무, 연령, 기저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제가 정해집니다.
특히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일반 항암제와 더불어 표적치료제를 병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도 합니다. 반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일 경우 항호르몬 치료가 병합될 수 있으며, 삼중음성 유방암처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경우에는 항암제 중심으로 치료 전략을 짜게 됩니다.

AC 항암요법이란?
AC는 아드리아마이신(Adriamycin)과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의 병합 요법입니다. 이 조합은 오랜 시간 유방암 치료의 표준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수술 전후로 널리 적용됩니다.
아드리아마이신은 암세포의 DNA 구조에 직접 손상을 주는 약물로, 강력한 항암 효과를 가집니다.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는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빠르게 증식하는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보통 2~3주 간격으로 총 4사이클 정도 시행되며, 이후에는 탁셀(Taxane) 계열의 약물을 추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TC 항암요법이란?
TC 요법은 도세탁셀(Docetaxel)과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의 조합으로 구성됩니다. 이 치료법은 심장 독성이 있는 아드리아마이신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나 고령 환자에게 더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 효과는 AC 요법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작용의 양상도 조금 다릅니다. 탈모, 피로, 백혈구 감소증, 감염 위험 등이 있으며, 이를 예방하거나 관리하기 위해 백혈구 성장인자(G-CSF)나 항구토제 등 보조 약물이 함께 사용됩니다.
치료 중 신체적·정신적 관리도 병행돼야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의 몸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탈모, 구토, 미각 변화, 설사, 변비, 손발 저림, 백혈구 감소 등이 있으며, 일부는 치료 후에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를 계획대로 끝마치기 위해서는 영양 보충, 면역력 관리, 감염 예방, 스트레스 해소 등이 중요합니다. 병원이나 요양기관에서는 이러한 필요에 맞춰 식이상담, 정신건강 상담, 운동요법, 침 치료 등 다양한 보완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항암치료 후 회복기,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체력이 저하되고, 면역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충분한 회복 기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피로감, 근육통, 인지 저하, 기분 변화 등은 흔히 보고되는 항암 후유증입니다.
이 시기에는 영양 섭취를 통해 기력을 회복하고,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가며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호르몬 치료나 표적 치료가 장기적으로 병행되기도 하므로, 의료진과 정기적인 상담 및 추적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결론: 항암치료는 전체 치료의 일부이자 핵심입니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될 경우 예후가 좋은 암이지만, 치료의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항암치료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발을 줄이기 위한 필수 단계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치료 효과는 물론, 회복 과정까지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전체 치료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입니다.
환자마다 몸 상태와 암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법은 ‘정답’이 아닌 ‘맞춤’이어야 합니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고, 본인에게 가장 알맞은 계획을 세워야 하며,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자신을 잘 돌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견디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정보와 지지입니다. 올바른 지식, 가족과 의료진의 지지, 그리고 자신의 회복 의지가 모여야만 유방암 치료는 단지 병을 이겨내는 것을 넘어,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